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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혜원은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시험공부도 잘 되지 않고 불안한 미래로 인해 점점 지쳐간다. 그러던 중 임용고시 결과가 발표되는데 함께 시험을 준비 중이던 남자친구는 합격을 하고 혜원은 떨어지게 된다. 시험, 연애, 취업 그 어떤 것도 뜻대로 되지 않는 일상에 모든 걸 멈추고 무작정 짐을 싸서 고향으로 돌아간다. 오랜만에 돌아온 집에는 아무도 없고 허기를 느낀 혜원은 꽁꽁 언 눈 속에서 가져온 배추로 국을 끓여 조촐하지만 따뜻한 음식으로 그동안 지친 자신을 위로해 준다.
혜원과 오랜 친구인 재하와 은숙은 그녀가 돌아왔다는 걸 알게 되고 혜원의 집에서 맛있는 요리를 먹으며 그동안의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눈다. 도시에서 직장을 다니다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 돌아온 재하와 태어나서 동네를 떠나본 적 없는 은숙은 은향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현실을 외면하고 돌아온 고향이지만 친구들 덕분에 오랜만에 편안함을 느낀다. 혼자 지내는 혜원을 위해 재하는 온기가 있는 생명은 의지가 된다며 강아지 오구를 데리고 온다.
추운 겨울이 지나 따뜻한 봄이 되고 시골에는 오랜만에 활기가 넘친다. 도시에서 인스턴트만 먹었던 그녀는 자연에서 나고 자란 제철 재료로 요리하며 여유로운 생활을 보낸다.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돌며 풍경도 감상하고 시골의 시간은 바쁘게 흘러간다. 여름이 되자 농사를 짓고 일한 만큼 되돌려주는 자연에 감사를 느끼며 열심히 몸을 움직인다. 폭염으로 밭일을 자제하라는 이장님의 방송에 집으로 돌아와 마당에 물을 뿌리고 시원한 콩국수를 먹으며 엄마와의 추억을 떠올린다.
혜원의 가족은 아버지의 요양을 위해 어릴 적 시골로 내려왔다. 하지만 아버지는 일찍 세상을 떠나고 엄마와 함께 시골에서 살았다. 엄마는 요리를 좋아했는데 자신만의 방식으로 요리를 해서 혜원과 나눠먹었다. 그러던 어느 날 혜원의 엄마는 그녀가 고3이 지나자 편지 한 장을 남기고 그녀의 곁을 떠났다. 자신의 삶을 찾아 떠난다는 엄마를 이해하지 못하고 원망하며 도시로 떠났었는데 집으로 돌아와 생각을 정리하며 엄마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려 한다.
시간은 흘러 가을이 되었다. 먹음직스럽게 밤조림을 만들고 감으로 곶감을 만들며 시간을 보내던 혜원에게 재하는 바쁘게 살면 문제가 해결되냐며 살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한다. 그날 밤 폭우로 인해 벼들이 모두 쓰러지고 혜원은 고모랑 함께 벼를 세우며 이 많은 걸 언제 다하냐 하지만 언젠가는 끝난다는 고모의 말에 부지런히 움직이고 정돈된 논을 보며 흐뭇해한다. 폭우의 피해는 재하의 과수원도 지나갈 수 없었는데 재하는 수업료 낸 셈 친다며 넘긴다.
시간이 흐를수록 엄마를 이해하게 된 혜원은 자신만의 숲을 찾겠다며 엄마의 편지에 답장을 쓰고 문단속을 하며 짐을 꾸려 집을 떠난다. 서울로 다시 돌아온 혜원은 다시 현실로 돌아가 아르바이트를 하며 열심히 살아간다. 예전과 다를 것 없는 현실이지만 혜원의 마음만은 달라져 있었다. 그렇게 다시 봄이 오고 혜원은 다시 시골로 돌아간다.
힐링영화
2018년 2월 28일 개봉한 리틀 포레스트는 일본의 영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요즘은 자극적인 소재와 웅장한 스케일로 무장한 영화들이 많다. 즐겁기 위해 보는 영화인데 가끔은 보고 나면 오히려 피로해지는 느낌이다. 이런 영화들에 지칠 때면 잔잔하고 소소하지만 지루하지 않은 이 영화가 생각난다.
도시의 삭막한 풍경 속에서 사계절의 여유를 느낀 게 언제였던가. 바쁘게 살아가며 하늘을 바라볼 여유조차 없는 힘든 도시의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전원생활을 꿈꿔보았을 것이다. 그런 이들에게 리틀 포레스트는 혜원의 겨울에서 시작해 봄과 여름, 가을을 지나 다시 겨울로 돌아가며 사계절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며 전원생활에 대한 로망을 채워준다.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돌며 보여주는 시골의 풍경은 마음에 여유와 미소를 짓게 했고 제철 재료로 정성스럽게 요리해 맛있게 먹는 모습은 마치 건강한 한 끼를 대접받는 느낌이다. 여유 없이 살다 보면 나조차도 챙기기 어려운데 과연 이게 나를 위한 삶인가 되묻게 되는데 이런 마음의 위로를 받고 싶을 때 오랫동안 꺼내보고 싶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