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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좀비 영화의 가능성을 알리다. 

부산행은 2016년 7월 20일에 개봉한 영화다. 칸 영화제에 초청되었고 돼지의 왕을 만든 연상호 감독의 작품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했던 좀비 영화라는 장르의 시도가 돋보였고, 큰 성공을 이루기도 했다. 부산행을 시작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좀비 영화가 대거 제작되기 시작했다. 

정체불명의 바이러스,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열차를 지켜야만 한다. 

금융업에 종사하며 하루가 바쁘게 살아가는 주인공 석우. 냉혹하고 차가운 면을 지녔지만 자식인 수안만큼은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아버지다. 생일인 수안을 위해 선물을 준비하지만 어린이날 사준 게임기와 같은 선물을 또 사주는 바람에 딸을 실망시킨다. 실망한 수안에게 원하는 게 있으면 말해보라 하는데 수안은 엄마가 보고 싶다고 한다. 딸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던 석우는 부산행 열차에 몸을 실으며 이 비극은 시작된다. 

 

부산행으로 향하는 열차 안에는 만삭의 임산부 성경과 그녀의 든든히 지켜주는 남편 상화, 야구부원인 영국과 진의 그리고 용석이 타고 있었다. 

 

기차가 출발하기 직전 피투성이인 여자가 급하게 열차에 올라탄다. 어딘가 이상해 보이는 그녀를 도와주려고 승무원이 다가가는데 갑자기 승무원의 목을 물어뜯으면서 비극이 시작된다. 하나 둘 물린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했고 열차는 순식간에 혼란에 빠진다. 

 

열차 안의 대부분이 감염되어  좀비가 되어버린 상황에서 대전역에 군인들이 배치되었다는 기장의 말에 생존자들은 대전역에 모두 하차하지만 그곳에 배치되었던 군인들마저 감염되어있었다. 서둘러 다시 기차에 오르지만 수안과 성경이 감염자들이 있는 칸의 화장실에 갇히게 되고 이들을 구하기 위해 석우와 상화, 영국이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가까스로 수안과 성경을 구해 생존자들이 있는 칸으로 오지만 생존자들이 있던 칸의 사람들이 감염이 두려워 문을 열어주지 않았고 억지로 열고 들어가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상화가 감염자에게 물려 감염되게 되고 아내를 부탁하며 감염자들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화가 난 석우는 용석을 욕하며 나무라지만 오히려 용석은 그가 감염되었다면서 다른 생존자들을 선동해 일행들을 격리시켜 버린다. 서로 싸우던 중 생존자 중 한 명이 감염자들이 가득한 문을 열어버리고 감염자들이 들어와 사람들을 감염시켰다. 

 

살아남은 몇몇의 생존자들은 부산으로 가기 위해 기차를 갈아타야 했고 가까스로 부산으로 가는 열차에 오르지만 수안을 지키기 위해 감염자와 맞서던 석우마저 감염되어 버리고 수안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열차에서 뛰어내려 버린다.

 

캄캄한 터널 안. 수안의 노랫소리와 함께 영화는 막을 내린다. 

 

부산행을 보고 나서 느낀 점 

그동안 좀비 영화는 물론 공포영화를 즐겨보는 편은 아니었는데 한국의 좀비 영화라는 점과 출연 배우들, 그리고 사람들의 좋은 평에 기대를 안고 보게 됐다. 

부산행에서 가장 기대감을 가지게 했던 건 배우들이었다. 그중에서도 마동석 배우를 좋아하는데 그의 영화는 비슷한 느낌을 많이 주지만 그가 가진 매력에 계속해서 찾게 되었다. 부산행에서도 그의 매력은 여지없이 나타났는데 그동안 다른 영화에서 보여주던 가슴이 뻥 뚫리게 만드는 마동석만의 시원시원한 맨손 액션은 부산행에서도 돋보였다. 

 

넓은 공간에서 제작이 이뤄지는 그동안의 좀비 영화와는 다르게 부산행은 기차라는 협소한 공간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피할 수도 없는 사방이 막힌 공간에서 사람들을 향해 무섭게 달려드는 좀비들의 괴기스럽고 소름 끼치는 모습은 보는 내내 공포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부산행은 좀비도 그렇지만 그보다 더 무서웠던 건 사람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건 사람이라더니 자신들만 살아남겠다는 이기심 가득한 모습은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었고, 그중에서도 용석의 자신을 위해서라면 주변의 사른 사람들을 스스럼없이 희생시키는 모습은 인간의 이기심에 환멸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이런 부산행 영화에서도 인간의 따뜻한 모습은 남아있었는데 부산행의 마지막 생존자인 수안과 성경이 바로 그것이었다. 그들은 어린아이와 임산부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보살핌과 보호를 받아야 하는 존재들이다. 이들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마음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처음으로 접한 한국형 좀비 영화에는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한 번쯤 보기에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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